국제난독증협회의 난독증 정의를 보면 "난독증은 신경생물학적인(Neurobiological) 원인으로부터 출발한 특별한 학습장애"입니다. 그것은 부족한 철자능력 및 디코딩 능력으로 인해 정확하고 유창한 단어인식의 어려움이 특징입니다.

언어의 음운학적 요소 결핍의 결과로 발생한 이러한 어려움은, 다른 인지능력과 효과적인 교실수업과 관련하여 자주 예기치 않게 발생합니다. 이차적으로 읽고 이해하기에서 문제를 가지게 되고, 배경지식과 어휘력의 성장을 방해하는 읽기경험의 감소로 이어집니니다. 

여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난독증은 음운을 처리하는 뇌의 신경생물학적 신경회로 상의 문제입니다. 즉 심리적이거나 환경적 원인이 아닙니다.

음운(音韻)은 말의 뜻을 구별하여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음소(音素)'라고 하는 '소리값'과 '운소(韻素)'라고 하는 '소리의 운율'을 합쳐서 부르는 말입니다.

예) "/밤/"이라는 소리는 /ㅂ/ + /ㅏ/ + /ㅁ/의 3가지 음소로 이루어져 있다.

운소는 이 소리들의 '고/저/장/단/강/약/완/급과 음색(맑은 소리, 거친 소리 등)' 같은 요소를 말합니다. 한국어에서의 운소는 거의 사라지고 경상도 지역의 언어에 일부 남아 있습니다.

우리 뇌의 언어체계(브로카/베르니케 영역)는 소리로만 진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글자도 소리로 바꾸어 주어야만 뇌의 언어체계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묵독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으로 읽는 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내적으로는 음독을 하게 됩니다.

글자가 자음과 모음이 있고, 초성, 중성, 종성이 있듯이, 음성도 이러한 내부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소리구조가 있고 그 구조들을 이루는 음소들의 소리값이 있는 것입니다. 귀로 들려오는 음성 덩어리의 내부적인 구조(음소)를 뇌가 파악하는 것을 "음운정보처리"라고 부릅니다. 이 소리의 구조와 글자의 구조가 서로 1:1 매칭이 되어야 글자를 소리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운정보처리가 좋지 않다면 소리의 내부구조를 파악하는데 실패하고, 그 결과 글자와 연결시키는데도 어려움이 생깁니다. 이렇게 글자를 소리로 바꾸는 것이 마치 암호를 해독하는 것과 같다고 해서 "디코딩(Decoding)" 또는 "해독"이라고 합니다.

이 관계에 대한 논리적인 순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한 덩어리로 들려오는 음성 덩어리가 음절/음소라는 더 작은 단위로 이루어진 것을 아는 것

2) 이 작은 단위들이 소리값을 나타낸다는 것을 아는 것

3) 종이에서 본 글자들도 이런 규칙이 있고, 이 소리값과 연결된다는 것을 아는 것

4) 결국 종이 위에 쓰여진 글자 단어가 구어(口語)의 단어와 연관되어 있음을 이해하는 것

"감나무/gamnamu/"라는 음성 덩어리가 귀로 들여온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주의 : 꼭 명심해야 할 것은 현재 설명하는 것이 글로 표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음성 덩어리도 현재 "글자"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감나무"는 현재 글자가 아니라 "음성 덩어리"입니다.)

이 음성 덩어리의 내부구조는 간단하게 "감/gam/"+"나/na/"+"무/mu/" 이렇게 3개의 음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음절은 쉽게 소리로 분절되는데, "감"은 "감/gam/"이라는 소리로, "나"는 "나/na/"라는 소리로, "무"는 "무/mu/"라는 소리로 뚝뚝 끊어져서 발음됩니다. 한글은 이렇게 음절 단위에서는 분절적 요소가 영어보다 훨씬 간명해서 음절 단위까지는 구분이 쉽습니다.

문제는 음절 하나가 음소로 나누어지는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예) 음소: "밤/bam/"이라는 음절은 "ㅂ/b/" + "ㅏ/a/" + "ㅁ/eum/"의 3가지 음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 3음소가 발음을 할 때는 음절처럼 딱딱 구분되어 발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겹쳐서 동시에 발음되어 버립니다. 예) "ㅂ/b/" + "ㅏ/a/" + "ㅁ/eum/"의 3개 음소가 한번에 "밤/bam/"이라는 소리 하나로 납니다.

음소는 3개인데 소리 값이 하나이다보니 청각정보처리가 좋지 않은 아이는 이 음절의 내부적인 구조를 알아내는데 실패할 수 있습니다. 음절 구분까지는 가능하나 음소 수준까지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음식이 뱃속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소화가 되듯이 소리도 음소라는 하위 레벨 요소까지 분해가 되어야 언어체계에서 소화가 됩니다.

소리를 처리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귀로 들려오는 소리는 온갖 소리가 혼합된 복합음인데 이 소리에서 특정한 패턴을 찾아내서 인식하고, 분석/비교하고, 기억/유지하고, 말로 표현하고 싶을 때 그 소리 기억을 인출하게 해주는 능력입니다. 인간에게 있어 언어는 생존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언어의 독특한 주파수와 리듬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것은 귀와 뇌가 서로 협응하여 수행하는 감각정보처리입니다. 보통의 아이들은 반복된 언어노출에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언어의 패턴을 파악하는 청각정보처리능력을 습득합니다. 그러나 난독증 아동들은 이 청각정보처리능력에 결손이 있기 때문에 언어의 특정 패턴, 즉 음운정보를 알아채고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생깁니다.

'청각정보처리'는 언어뿐만 아니라 모든 소리정보의 패턴을 처리하는 능력을 말하며, '음운정보처리'는 음성언어를 나타내는 소리정보의 패턴을 처리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음운에 대한 식별, 기억, 저장, 보유, 접근, 인출 등에 대한 '음운처리과정'은 완전하고 정확하고 뚜렷하고 안정적인 뇌의 음운표상을 바탕으로 합니다.

뇌에 기억되는 이 음운표상의 질(Quality), 즉 음운표상 간의 변별성은 음소 단위의 음향-음성학적 명료성에 근거하는 것으로, 이러한 명료성은 청각정보 처리능력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다시 말해서 청각정보 처리능력이 좋아야 음운정보 처리능력이 잘 발달합니다.

청각장애와는 다릅니다. 독일 라이프치히의 막스 플랑크 인지뇌과학연구소 베고냐 디아즈 박사 연구팀의 2012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난독증을 가진 사람들은 감각정보를 대뇌 피질로 전달하는 시상에서 청각신호가 전달될 때, 단순히 말을 듣고만 있으라고 할 때는 문제가 없었으나, 대화를 인식하려고 주의를 기울이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연구의 핵심은 난독증이 청각정보를 처리하는 회로(귀와 뇌가 능동적으로 협응하는 회로)의 신경학적 문제라는 것이고, 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파악하려고 주의를 기울일 때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잘 들림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변별하고, 기억하고, 인식하는 것에서는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청각정보처리능력과 난독증의 관계를 밝힌 아래의 핵심 연구는 역시 뇌영상을 통해 좀 더 명확하게 이 관계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과학저널 중 하나인 사이언스에 1996년에 발표된 폴라탈랄 교수와 머제니치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언어기반 학습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연속적으로 빠르게 나오는 음성 요소(음소 /ba/ /da/, /be/ /de/, /fa/ /va/ 등)와 비언어적인 소리 자극(상향 sweep과 하향 sweep)을 인식하는데 큰 결함이 있음이 밝혀졌으며, 이 소리의 변별 훈련을 통해 기능이 개선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Temporal Processing Deficits of Language-Learning Impaired Children Ameliorated by Training, Michael M. Merzenich,* William M. Jenkins, Paul Johnston, Christoph Schreiner, Steven L. Miller, Paula Tallal, Science 271, 77 (1996))

폴라 탈랄 교수와 머제니치 박사는 이 연구를 기반으로 한 후속 연구에서 난독증 아동들에게 sweep 변별훈련을 실시하여 난독증을 개선할 수 있음을 fMRI 뇌영상 연구를 통해 증명하였습니다. (Neural deficits in children with dyslexia ameliorated by behavioral remediation: Evidence from functional MRI, Elise Temple, Gayle K. Deutsch, Russell A. Poldrack, Steven L. Miller, Paula Tallal, Michael M. Merzenich, and John D. E. Gabrieli)

아닙니다. 아주 심각한 난독증의 경우에는 글을 익히는 것부터 어려움이 생길 수 있으나, 한글에서는 그런 경우가 극히 드뭅니다. 그런 사례들이 아주 드물고 특이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기사화하기는 좋으나, 사람들에게 왜곡되어 전달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난독증을 국내에 알리던 초기에는 난독증은 글을 익히지 못한다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은 난독증이 없다고 얘기할 정도였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대부분의 한국어와 한글을 사용하는 아동들은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글을 읽습니다. 다만 한글의 특수성(장점)으로 인해 읽을 수는 있으나 또래 수준에 맞게 유창하게 읽지 못하는 아동들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읽기 = 해독[글자를 소리로 바꾸는] + 독해[내용을 이해하는]"의 복합적인 활동입니다. 단순히 빠르게만 읽는 것은 유창한 읽기가 아닙니다. 맥락에 맞는 리듬과 운율 그리고 빠르기가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해독은 청각정보를 처리하는 뇌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독해는 두뇌의 CEO인 전두엽에서 정보를 종합해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유창하게 읽으려면, 첫째 단어의 해독이 빨라야 하며, 둘째 전두엽의 역량에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언어는 두뇌에서 가장 빠른 처리기전을 가지고 있는 만큼 무의식적 수준에서 자동처리가 되어야 해독을 할 때 뇌의 에너지가 적게 소모됩니다. 그러나 청각정보 처리능력이 부족하여 음운처리회로가 발달하지 못한 아동은 해독을 전두엽의 힘을 빌려서 해결하게 됩니다. 읽기 내용이 어렵지 않은 초등 저학년 시기에는 난독증 아동들이 해독을 위해 전두엽의 기능을 일부 차용하더라도 큰 표시가 나지 않습니다. 난독증 아동들은 정의에서 언급했듯 지능이 정상이기 때문이고, 전두엽의 역량에 아직 여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두엽 기능이 풀가동 되어야 내용이해가 되는 고학년이 되면, 해독을 위해 전두엽의 기능을 일부 차용하는 순간 전두엽의 여유기능이 떨어지고 그 결과 내용이해에서 어려움이 확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학생들은 자신의 증상을 표현할 때 보통 "요즘은 읽어도 이해가 안 된다."라고 합니다. 이것이 초등학교까지 공부를 잘하다가 중학교에서 갑자기 공부가 어려워지는 아동들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

난독증 척도검사의 8가지 영역에서 난독증을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난독증 척도검사는 난독증지원센터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1) 글자인식요인 : 글자를 읽을 때, 내용을 지각하고 이해하는데 필요한 요인

예) "ㄱ"과 "ㄴ" 또는 "6"과 "9" 등의 대칭되는 글자를 헷갈려 했다.

2) 듣기와 말하기 요인 : 말을 듣고 이해하는 것과 말로서 의사를 표현하는데 필요한 요인

예)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3) 쓰기 요인 : 생각이나 정보를 글로 표현하는데 필요한 요인

예) 들은 정보를 글로 표현하는 것이 힘들다.

4) 지능 요인 : 학습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이해, 기억, 추론, 판단 등의 인지적 요인

예) 집중을 해야 사물, 사람의 이름을 기억한다.

5) 읽기 이해와 읽기의 부수적 효과 요인 : 읽기 이해에 필요한 내용 이해력과 심리적, 신체적 요인

예) 책을 읽고 나서도 내용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6) 음운론적 처리 과정 요인 : 음운을 지각하고 소리처리 능력과 관련된 요인

예) 글을 읽을 때, 자음과 모음의 발음을 자주 틀린다.

7) 자동성과 유창성 요인 : 읽기의 정확성, 속도, 리듬감 등과 관련된 요인

예) 책 읽기 속도가 느리다.

8) 대뇌 좌/우 우세성 요인 : 대뇌 좌/우 균형 및 우세성 발달과 관련된 요인

예) 어려서 신발끈매기, 젓가락질, 줄넘기 등을 배우는 것이 어려웠다.

모든 증상들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의 증상들이 해당 시기에 여러 가지가 보인다면 학습을 잘하고 있더라도 난독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 미취학 시기 : 언어가 늦다. 발음이 부정확하다. 말을 잘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신발끈매기나 젓가락질이 많이 서투르다. 글자에 관심을 보이는 시기가 또래보다 늦다. 한글 습득에서 어려움이 있다. "ㄱ"과 "ㄴ" 또는 "6"과 "9" 등의 대칭되는 글자를 많이 헷갈려 한다.

- 초등 시기 : 지능은 정상인데 한글 습득이 또래보다 늦다. 철자법이 엉망이다. 줄넘기, 두발 자전거 배우기가 어렵다.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읽을 때 실수가 많다. 독서를 싫어한다. 만화책만 좋아하고, 글씨가 많은 책은 회피한다. 독서를 많이 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수업시간 집중을 못한다. 들은 내용을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

- 중/고등 시기 : 다른 과목보다 언어영역이 유독 점수가 나쁘다. 읽는 속도가 느리다. 철자법에서 실수가 많다.(소리 나는 대로 쓴다.) 책을 읽어도 내용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쓰기 연습을 했음에도 필체가 나쁘다. 학습을 회피한다.

난독증은 글을 아예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읽기수준이 또래보다 2-3년 뒤처지는 것을 말합니다. 읽기가 뒤처지는 만큼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므로, 읽기는 이들에게 즐거운 활동이 될 수 없고 힘겨운 활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당연히 책을 멀리합니다. 더구나 자동화된 읽기가 아니므로 내용을 이해하는데 온 정신을 쏟을 수 없어서 내용 이해력도 저하됩니다. 결국 잘 읽는 사람은 더 잘 읽고, 못 읽는 사람은 더 못 읽는 "빈익빈 부익부"현상으로 악화되는 것입니다.

난독증으로 어려움을 겪은 사람은 성인이 되어 난독증이 개선되어도 학창시절 난독증으로 고생했던 경험이 뇌에 각인이 되어 독서활동을 즐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난독증은 뇌의 신경학적 문제가 원인으로 일반적인 읽기 독서지도로 개선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빨리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난독증을 가진 사람 중 약 80%는 청각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난독증의 원인이 모두 완전하게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아직까지 그 누구도 난독증을 개선할 수 있다고 100% 장담할 수는 없으나, 뇌영상 연구를 통해 조금씩 그 원인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언어치료사가 교재를 가지고 음운인식을 직접 가르치는 기존방식에, 청각정보처리를 좀 더 직접적으로 재교육 할 수 있는 도구적 장비나 컴퓨터 기반의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난독증을 개선하는 새로운 방식이 통합되고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오인이 되는 장애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입니다. 난독증이 있으면 읽기가 중심인 학습상황이 지루하거나 너무 어려워서 몰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딴 짓을 하게 되고, 이런 행동들이 주변 사람들에게는 ADHD로 보이게 됩니다. 실제로 난독증임에도 불구하고 ADHD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아동은 약물의 도움으로 잠깐 각성이 올라가면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으나, 확실하게 근본적으로 개선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약물 복용으로 인해 원래 증상이 가려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오히려 늦어지게 됩니다.

난독증은 음운성 난독증과 유창성 난독증, 그리고 이 두가지의 혼합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음운성 난독증은 해독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증상을 말하며, 유창성 난독증은 해독은 되나 빠르게 해독이 되지 못해 유창하게 읽지 못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1) 난독증척도검사

2) 심층면담

3) 난독증심층검사: KOLRA한국어읽기검사, K-WCPM검사, 청각처리검사

4) 결과분석

그리고 선택적으로 지능이 의심이 되는 경우 웩슬러지능검사, 주의력 문제가 보일 땐 종합주의력검사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난독증은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신경생리학적인(Neurobiological) 문제가 원인입니다. 신경생리학적인 부분은 뇌에서 청각정보처리를 담당하는 영역을 의미합니다. 뇌영상 연구를 통해 난독증은 청각음운적인 처리의 문제라는 것을 누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소리가 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처리하려고 주의를 기울이는 순간 청각정보를 처리하는 회로가 엉킨다는 것이 뇌영상 연구에서 밝혀진 것입니다. 

음운인식+파닉스 방식은 기존에 언어치료사가 이미 해오던 방식으로, 미취학 시기에 학습지 교사나 학교 교사들이 실시하는 한글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난독증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신경생리학적인 부분을 접근하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1) 난독증의 핵심적인 원인인 청각정보 처리능력을 향상시키는 뇌기능 개선훈련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며,

2) 한글 습득에서부터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에게는 음운정보를 명시적으로 가르치는 음운인식훈련 + 파닉스 교육과

3) 한글 습득은 되었으나 유창성에서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 유창성 훈련을 제공해야합니다.

4) 이 외에 어휘를 늘려주는 어휘훈련과 이해력을 향상시키는 이해전략을 추가할 수 있다.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는 음운인식+파닉스 방식으로만 접근하게 되면, 여전히 유창성의 문제가 남게 됩니다. 이렇게 전체적인 시각이 아니라 부분에 집착한 방식은 결국 '해독'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부작용의 위험이 있습니다. 책을 읽는 목적은 내용의 이해입니다. 글을 읽어내기만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해독에만 집중하는 읽기습관은 결국 내용이해에 몰입하지 못하게 만드는 나쁜 읽기습관이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유창하게 읽어내지 못하면 내용이해에서 또다시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유창하게 글을 읽기 위해서는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음운인식+파닉스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은 음운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의식적인 수준에서의 훈련이므로 음운인식의 근간을 이루는 청각정보처리의 개선이 없이는 두뇌를 무의식적 수준에서 자동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따라서 무의식적 수준에서 음운인식의 바탕이 되는 소리처리능력을 향상시키는 청각적 뇌기능 훈련이 선행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음운인식을 가르쳐야 유창하게 읽을 수 있는 수준까지 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개선이 가능합니다.

한글은 영어와 달리 글을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지능이 현저히 부족한 특수교육 대상자거나 자퇴하지 않고 학교를 다니면 거의 모두 글을 읽게 됩니다. 익히기 쉬운 한글의 특수한 장점입니다. 교육 현장의 교사들이 난독증에 대해서 잘 모르던 시절, 학교에 난독증이 한명도 없다고 했던 이유는 난독증이 글을 아예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잘못 알았기 때문입니다. 영어권에서의 난독증은 음운성 난독증이 많은 반면 한글에서의 난독증은 유창성 난독증이 더 많습니다.

모든 난독증 아동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언어처리를 담당하는 두뇌 영역이 부진한 만큼 다른 영역이 보완적으로 발달하는 것을 흔히 접합니다. 어떤 이는 "난독증의 선물 또는 재능"이라고까지 표현합니다. 난독증의 전제조건이 지적능력이 정상 또는 정상보다 좋다는 것인데, 언어처리를 담당하는 영역이 부진한데도 불구하고 지능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영역이 발달해 있을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조사한 바로는 성공한 CEO 중 40%가 난독증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성공하려면 난독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교도소 재소자의 80%가 난독증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성공보다 실패의 길로 들어서기가 더 쉬운 것 같습니다. 난독증 아동들이 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갈림길이 될 것입니다.